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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일기

창업일기 #10 (1인창업 해야할까?)

 

 

1인 창업 해야 할까?

 

 

창업이라 하면 거창하고 크게 생각하거나, 돈을 많이 벌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직접 부딪혀 봐야 안다.

미리 시뮬레이션이라도 하고 판단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주변에는 사업하는 사람은 부모님 뿐이었으며, 이런 작은 창업에 대해 귀엽게만 봐 주실뿐 성공과 실패에 대해서는 전혀 말을 해주시지 않았다.

 

"이렇게 작은 사업을 생각하다니, 리스크도 거의 업네?"

"구매자는 있을까? 내가 다 사줄까 딸?"

"그나저나 이렇게 귀여운 생각은 어떻게 했대?"

"이런 재주가 있었구나? 내가 딸을 몰라봤어"

"부업으로 하는데, 한번 열심히 해봐"

 

 

내가 사업을 힘들어하고 있는 요즘, 부모님께서는 내심 즐거워하셨다.

 

"어때? 힘들어?"

"직장이 좋지?"

"퇴사하지 말고, 이직해 이직"

 

 

부업으로 시작해서 본업으로 변경하고 싶었지만, 수익이 정말 적었다.

아아!! 나는 뜨거운 주전자에 손을 데어봐야 아는 그런 사람이었고, 그걸 부모님은 말리지 않으셨다.

 

 

주변에서 부업의 개념으로 사업자를 냈다고 하니, 그래도 사장님이라며 박수를 보냈다.

(진심으로 부끄러워서 도망가고 싶었다 T.T)

 

 

 

사업? 내가 하는 일이 사업이 맞을까?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사업이란 회사 시스템이 잘 구성되어 있어서 구성원 중 하나가 없더라도 문제없이 돌아가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이 과연 사업인지 돌이켜보면 이것은 장사다.

내가 없으면 굴러가지 않는 이 일을 겁도 없이 무슨 자신감으로 덤볐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규모를 늘리려면 자본이 필요하고, 정신력과 담대함 또한 필요하다.

경영지원팀에서 근무하면서 영업 이외의 업무들은 전부 해봤다고 생각했다.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은 나의 능력이니 스스로를 믿었고, 행정, 회계, CS와 관련된 일들은 능숙했다.

 

제일 큰 타격은 영업에서 왔다. 영업이란 것을 이해도 못했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현재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영업팀이 있지만 보통 수의계약으로 업무들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어떤 노력으로 이렇게 회사가 유지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부업이란 개념으로 시작한 것이 문제고, 사업자등록증이 주는 무게를 알지 못했다.

회사일에 치여서 CS에 소홀했으며, 회식 후 택배를 편의점에서 발송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이걸 왜 시작해서 정신적, 육체적, 금전적 손실을 언제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심리적인 압박감을 가졌다.

 

성격과 다른 업무.

그게 창업이었고, 나를 변화시켰다.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들이 있는데,

 

 

POSITIVE

마케팅에 대해서 이해도가 높아졌다.

블로그를 알게 되면서, 나에게 더 이득이 될 만한 티스토리에 정착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블로그가 힐링이 많이 된다)

사업자를 내지 않고도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회사에서 까칠한 이미지를 유지했는데, 요즘 멍청해져서 사람들이 순해졌다고 좋아한다.

회식을 좋아하지 않는데, 회식 참여를 좋아하게 되었다.

 

NEGATIVE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를 못한다.

새벽에 CS문의가 오면 고객을 놓칠까봐 허겁지겁 답변한다.

체력이 자주 방전된다.

회사에서 업무 실수가 늘었다.

일하고 돌아왔는데 다시 집에서 일하다 보니 집에 가기 싫다(?)

금전적 손실의 충격으로 로또와 스피또 2000을 일주일에 두 번씩 구매한다.

 

 

 

사람마다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쉽게 열매를 따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처럼 더디고 느린 사람들을 위해서 이렇게 시행착오를 기록한다.

 

 

 

 

아! 그리고 나는 몰랐던 팁

 

로또는 자동이랑 수동만 있는 줄 알았는데, 반자동도 있더라... 신세계... ꈍ◡ꈍ